[인터뷰] ‘망원동 브라더스’ 송영재-홍현우 “협동조합 만드니 모두가 주인 됐어요” >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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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망원동 브라더스’ 송영재-홍현우 “협동조합 만드니 모두가 주인 됐어요”

보도일자
2017-05-10
언론사
뉴스컬처
대학로의 작은 극단, 소규모 연극이 치열한 공연계에서 살아남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운 시대다. 한 공연을 선보이고 난 뒤 자본이 바닥나면, 다음 무대를 올리기란 어쩌면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데 여기 배우, 스태프, 원작자, 홍보사, 배급사 등이 한마음으로 계속해서 공연하기를 바라는 대학로의 소규모 연극이 있다. 지난 3월부터 서울 대학로 예술공간 혜화에서 오픈런으로 공연 중인 ‘망원동 브라더스(이하 망브)’. 오직 이 연극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30여 명의 사람이 십시일반 힘을 모아 협동조합을 만들었으니, 이름 하여 ‘망브 협동조합’이다.
 
협동조합이란, 경제적으로 어렵고 사회적으로 소외되어 있는 사람들이 뜻을 같이하고 힘을 모아 스스로 자신들의 처지를 개선하고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만든 경제조직을 말한다. 한 작품을 공연하는데 수천만 원이 필요한 현실에서 연극인들은 무대를 올리는 것을 포기하는 대신, 협동조합을 설립해 자신들의 공연을 관객들 앞에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망브 협동조합’에 함께 하고 있는 작품의 연출가 홍현우와 ‘슈퍼할배’ 역으로 출연하고 있는 배우 송영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조합원으로 ‘망브 협동조합’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참여하게 된 계기는?
 

홍현우: 2014년 초연된 이후 매해 여름 ‘망원동 브라더스’를 공연했어요. 여태껏 공연이 대박이 난 것도, 크게 흥행한 것도 아니라 손익분기점을 찾기가 힘들었죠. 사실 공연이 비용이 많이 드는 콘텐츠이고 매해 공연을 올리기가 쉽지 않은데, 김민섭 세실극장 대표가 제안하면서 협동조합을 시작하게 됐어요. 배우들도 스태프들도 이 공연을 워낙 좋아하고 팀워크가 너무 탄탄해서 의견이 쉽게 모이게 됐어요. 참여하는 조합원들이 각각 구좌를 구매해 대관, 셋업 비용 등 초기 비용을 대는 방식인데, 1구좌당 10만 원씩, 보통 2구좌 최대 5구좌까지 투자를 했어요.
 
송영재: 공연 한 번 하는데 필요한 비용이 워낙 크니까 제작사 입장에서는 부담일 거예요. 협동조합은 그 부담을 한 사람에게만 가게 하지 말고, 공연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나눠가지자는 취지죠. ‘망브’ 배우들이나 스태프, 기획팀 등에게 제안했더니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어요. 그렇게 30여 명이 조금씩 돈을 부담해 공연을 할 수 있게 됐어요. 조합원으로 참여하다 보니까 ‘이건 내 작품이야’라는 마음이 강해지고, 무대에 서는 자세가 완전히 달라져서 더 즐겁게 공연하고 있어요.
 
-많은 연극 중 ‘망원동 브라더스’로 협동조합을 시작하게 된 이유?

송영재: 매해 여름 ‘망브’가 공연되다 보니까 이제는 너무 당연하게 느껴져요. 배우로서 이 작품은 하면 할수록 마음이 너무 따뜻해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연극이에요. 제작사나 연출이 계속 캐스팅을 해주고, 스스로 걸을 힘만 있다면 정말로 계속하고 싶을 정도예요.(웃음) 공연 특성상 20대 청년부터 60대 노인까지 다양한 인물이 나오는데, 캐릭터의 나이와 맞는 배우들이 하기 때문에 여러 세대의 배우들이 모여 있어요. 근데 분장실 분위기가 좋아야 무대 위 연기 호흡도 좋거든요. 선배라고 무게 잡는 사람도 없고, 서로 허물없이 대화하고 술자리도 많이 가지면서 정말 한 식구처럼 지내고 있어요.

 
홍현우: 한 마디로 배우들의 호흡이 너무 좋은 작품이기 때문이에요. 연기 경력이 거의 25년씩 차이나는 선후배들이 섞여 있는데 이렇게 팀워크가 좋기가 쉽지 않거든요. 보통은 경력 많은 배우들끼리, 젊은 세대의 배우들끼리 떨어져 있는데, ‘망브’ 배우들은 그런 경계가 허물어져 있어요. 재밌는 건 거의 매일 벌어지는 술자리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조합을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거예요. 하루에도 카톡 메시지가 100개씩 쌓이는데, 그룹 채팅창에 올라온 술자리 사진을 보면 ‘이건 또 무슨 조합이야?’ 할 때가 많아요.(웃음)
 
-협동조합의 목표와 계획이 있다면?
 
홍현우: 협동조합으로서 어떤 결과물을 보기 위해서는 꽤 긴 시간이 필요해요. 이번에 1년 이상 오픈런으로 공연을 이어가는 것도 기간이 길수록 극장 대관 비용이 저렴하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조합이라는 이름으로 모여서 1~2달 공연하고 헤어지면 다른 작품과 다를 게 없다는 생각 때문이에요. 1년 정도 길게 시간을 두고 어느 정도 결과를 파악해가는 것이죠. 아마 올 겨울 정도에 조합원들이 다같이 모여서 앞으로 더 공연을 이어갈지, ‘망브’가 아닌 다른 연극을 올릴지 등에 대한 회의를 진행할 거예요.
 
송영재: 대학로에 극단이나 극장이 협동조합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특정 작품으로 하는 건 ‘망브’가 처음이라고 알고 있어요. 협동조합 이름이 곧 연극 타이틀이니까요. 작품 자체는 너무 좋은데 한 개인이 하기 어려워 무대에 오르지 못하는 수많은 연극들이 저희처럼 협동조합을 이뤄 더 많이 공연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연극인으로서 앞으로 국내 연극계가 어떻게 변화하기를 바라는지?
 
홍현우: 최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도 있었지만, 요 몇 년 사이 대학로의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요. 거리가 점점 상업화하면서 임대료가 치솟고 결국에는 역사를 이어온 극장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니까요. 옛날부터 있었던 극장들이 없어지고 상업시설이 그 자리를 차지하면서 이제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술골목’과 다를 바가 없어진 거죠. 성실한 극단들은 계속 사정이 어려워지고, 정직하게 연기만 해왔던 선배들도 대학로를 떠날 수밖에 없으니까 연극의 감동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건 아닐까요? 대학로가 본 모습을 지키고 회복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대로 된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송영재: 예전에 대학로가 한창 성행했을 때는 ‘연극 보러 가자’가 당연하게 나오는 말이었는데, 지금은 ‘술 먹으러 가자’고 말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진 것 같아 너무 아쉬워요. 일부 상업극에만 관객들이 몰리고, 정극은 관객의 선택을 받을 수조차 없게 아예 공연이 되지 않는 실정이죠. 한바탕 실컷 웃고 나가는 코미디도 필요하지만, 내 인생을 돌아보고 깊은 메시지를 얻어갈 수 있는 정극도 큰 의미가 있거든요. ‘망브’ 같은 좋은 연극들이 많이 올라가서 최소한 관객들이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지금보다 넓어지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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